'벙어리장갑', '화이트닝, '헬린이', 왜 쓰면 안 될까?
말이 먼저냐 생각이 먼저냐를 따질 순 없지만, 둘은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는 관계예요.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달라질 수도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최근 사용을 지양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단어들을 몇 가지 살펴볼게요.
비인간 동물을 차별하는 표현도 있을까?
종차별에 대해 말한다면서 왜 차별적인 단어에 대해 이야기 했냐면, 우리말에는 비인간 동물을 차별하는, 즉 종차별적 표현들도 있기 때문이에요. 동물권 단체인 동물해방물결에 따르면, 우리말 속 종차별적 표현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어요.
비인간 동물을 착취 대상으로 한정 짓는 표현 (ex. 물고기, 젖소) ‘물고기’를 풀어서 말하면 ‘물에 사는 고기’라는 뜻인데요. 살아 있는 생명이 아니라 음식으로만 규정짓는 단어예요. 이런 이유로 ‘물살이’라는 대체어가 탄생하기도 했죠. ‘젖소’를 젖이 항상 나오는 소의 한 품종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언어가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경우죠. 사람이 먹을 우유 생산을 위해 평생을 임신 상태로 살고 있는 소의 모습을 당연시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차별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비인간 동물에게만 쓰는 표현 (ex. 암컷·수컷, ~마리, 주둥이) 한편 비인간 동물에게만 쓰는 표현들도 있어요. 이 표현들을 사람에게 사용하면 단순히 어색한 것을 넘어 모욕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라고 볼 수 있죠. 재밌는 이야기를 하나 덧붙이자면, 사람을 세는 단위인 ‘명’은 한자로 이름 명(名)을 쓰는데요. 그 대신 목숨 명(命)을 쓰면 모든 동물을 포괄할 수 있답니다.🙂
비인간 동물에 빗댄 모욕적 표현 (ex. '짐승만도 못한', '돼지같이 살이 찐') 우리말에는 비인간 동물에 빗댄 욕도 있죠. 이는 인간을 비인간 동물에 비유하는 것이 ‘기분 나쁜 것’이라는 인상을 강화하고, 특정 존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할 수 있어요. 주로 ‘더럽다’는 뜻으로 자주 사용되는 ‘돼지 우리 같다’는 표현이 있는데요. 사실 돼지는 지능이 높고 깔끔한 동물이라는 사실!😮
이외에도 벌들을 착취해 만들어지는 ‘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꿀팁’을 ‘귤팁’으로 대체하거나, 특정 존재를 대상화하지 않기 위해 ‘개좋아’ 대신 ‘깨좋아’를 사용하기도 해요. 또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일석이조’, ‘토사구팽’처럼 의미와 관계없이 비인간 동물에 대한 폭력적 묘사가 담겨있는 속담과 사자성어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name]]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