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들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가정에서 성 정체성을 이유로 경험하는 학대와 폭력, 학교에서 겪는 혐오발언과 괴롭힘, 공적 자원이 취약하다 못해 오히려 이들을 몰아세우는 현실을 마주한다. 내담자의 마음을 돌보고 함께 방법을 찾고자 하지만, 으레 청소년 성소수자 당사자보다는 그 이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해야 하는 문제다. 활동가 내면에 슬픔과 분노, 무력감이나 좌절감 같은 감정들이 일상적으로 스쳐 지나간다."
"상담을 가는 날은 정작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잠깐 스쳤지만, 일단 상담실을 나오자 내게 이 시간이 절실했다는 걸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마음에 남은 외상을 알아차리고 거기에 누군가와 함께 연고를 바르는 일은 그 이후로도 이어졌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돌보는 일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중요한 첫 발짝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