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권있슈> 레터에서 '전쟁과 여성'이라는 키워드로 이슈를 추천해 드리고 있는 준희입니다. 저는 전쟁에서 여성들이 마주하게 되는 폭력과 고통에 공감하게 되면서 이 주제에 관심을 쏟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전쟁이 아닌 일상에서 여성들이 겪는 폭력 문제에도 관심이 생겨 매일매일 일어나는 이슈를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전쟁이든 일상생활이든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다고 믿으며, 이달의 인권있슈를 시작해 봅니다.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노력
낙태죄가 폐지된 지 3년, 그런데 아직도 여성들이 임신중지를 할 수 있는 제도는 만들어지지 않았어요. 정부가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시민사회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지난 8월 출범한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는 임신중지를 건강보험에 적용할 것과 유산유도제 도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한편 22일에는 인권단체와 연계된 성·재생산 건강 전문 의원도 개소되었어요. 병원에 가고 싶어도 편견을 마주할까봐 주저했던 분, 성건강과 재생산 건강 문제에 대해 편하게 상담받고 싶었던 분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 같아요.
(이미지 출처 =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 셰어)
차별 없는 병원, 차별 없는 법원 만들기
트랜스젠더가 '나답게' 사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게 뭘까요? 바로 차별 없이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법원에서 성별정정을 하려면 수천만 원이 드는 수술까지 요구받는다는 거예요. 이런 이유로 당사자들은 성별정정 자체를 포기하거나, 원치 않는 수술을 받기도 해요. 이런 걸림돌을 해결하기 위해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성별정정 과정을 겪은 당사자의 경험을 수집하고, 법원이 성별정정에 있어 '생식능력제거'와 '외부성기 수술요건'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요. 한편 트랜스젠더를 환자로 만나는 의료인에게 필요한 책도 나왔는데요,『차별없는 병원』은 의료인이 성소수자를 대할 때 가져야 할 태도와 기초 지식을 담고 있어요.
공군 성폭력 사건 특검이 남긴 것 2021년 5월 성추행 피해를 입은 이예람 공군 중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언론을 통해 세상에 처음 알려졌어요. 피해 신고를 했던 이 중사에게 돌아온 응답은 군의 조직적인 은폐 시도였고, 결국 유족이 나서서 진상규명을 요구한 끝에 특검이 시작됐죠. 9월 13일 특별검사팀은 이예람 중사가 공군 직속상관들로부터 2차 피해를 입은 점을 밝혀냈고, 가해자 장 아무개 중사는 29일 대법원에서 1심보다 줄어든 징역 7년을 선고받았어요. 이번 특검은 "군을 수사한 최초의 특검"이라는 성과를 남겼지만 결과에는 큰 아쉬움을 남겼어요. 유가족은이번 선고를 두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법은 피해자인 우리 아이에게 너무 차가운 잣대를 들이댔고, 가해자에게는 너무 따뜻했다"
(이미지 출처 = 천주교인권위윈회)
피해자를 처벌하는 법이 어딨어요?
2002년 ‘군산 개복동 화재 참사’를 아시나요? 성매매 업소에서 쇠창살에 막혀 감금되어 있던 여성 14명이 화재에 대피하지 못한 채 사망한 참혹한 사건이에요. 그 2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으로 5명의 여성이 숨졌고요. 이 사건들을 계기로 성매매여성의 인권 보호를 위한 「성매매특별법*」이 제정되었는데요. 이 법이 성매매여성까지 처벌함으로써 “성매매여성이 심각한 범죄 피해를 겪어도 수사기관에 신고하거나 피해를 호소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죠. 그래서 피해자를 피의자로 만드는 이 법을 개정하기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지난 19일부터 ‘성매매여성 처벌 조항 삭제’를 촉구하는 행진이 전국적으로 일어났고, 서명운동은 지금도 진행중이에요.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을 묶어서 부르는 표현
“우리는 임신중지가 지금까지의 ‘위기 임신’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 ‘권리’의 영역에서 다뤄지기를 바랍니다. 임신중지에 대한 지원은 모든 사람들이 삶 전반의 연속된 과정 속에서 성적권리와 재생산권리를 보장받고 이를 통해 건강과 안전, 여러 사회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연계되어야 할 것입니다."
(출처 = 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 셰어)
환자·의료인 우리 모두를 위한 '성소수자 의료' 마냥 느긋하게 기다릴 수는 없어요. 그 사이에도 고통받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 연구회는 이 시계추를 조금이라도 앞당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은 연구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다같이 해야 해요."
(출처 = 청년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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